2012년 5월 28일 월요일

fermata


fermata
악곡의 표정에 변화를 주기 위하여 곡의 중간이나 마지막 등에서 박자의 운동을 잠시 늦추거나 멈추도록 지시하는 표.


음표위에서 느긋하게 유지하고, 쉼표위에서 좀 더 쉬고, 겹세로줄 위에서 끝을 낸다.
무리 안(CHORALE)에서 잠깐 숨을 돌린다.




JUST...
fermata는 그냥 fermata.
LOCATION이 바꼈을 뿐.
PLACE가  SITUATION을 만든 것일까, 상대 관점의 차이일까.


대체 누굴 위한 배려고, 무얼 위한 핑계였을까.
일탈의 이유였던 방황을 끝낸 넌,
자극을 잃고 놀이가 일상으로 변해 익숙함에 중독된 난.
처음으로 규칙을 어긴, 처음부터의 말도 안 되는 이 상황.


아직도 못 풀어낸 문제.
나는 클리셰를 바랐던 걸까, 거부했던 걸까.
버린건지, 도망친건지.
난 무슨 역을 맡았던 건지.
반칙의 댓가는 여전히 큰데, 도대체 fermata에 기대하는 POSITION은 무엇이었나.


취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고, 취해서도 버릴 수 없는 자기혐오를 숙취와 함께 되새김질 하는.
난 대체 누구에게 벌을 받는 것일까.













2012년 5월 26일 토요일

언제나 미루는 당신이 지금 당장 행동하게 되는 50가지 방법

http://www.yes24.com/24/goods/4448941
언제나 미루는 당신이 지금 당장 행동하게 되는 50가지 방법
http://www.yes24.com/24/goods/4448941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그때그때 다르다.
실천에 관해서만 유독 장애가 있는 내가 이 책을 언제 만나도 만날 일이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 것은 언제나 기분좋은 일이다.
그냥 느낌대로, 그날그날 기분대로 선택받을 책들을 심사한다.
뻔한 내용의 제목과 흰 색 표지, 제목 길이와 내용에 비해 너무 얇다 싶은,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뭔가 불량함같은 것을 찾아내리라 하는 오기에 책을 빌렸고, 휙 훑는데, 큼직한 ~TOON 분위기의 삽화가 궁금했다.

사실 자기계발서들은 내용이 다 비슷하고, 뻔한 내용아닌가.
난 그런류의 책들을 제법 많이 읽은 편이고, 충분히 질렸고, 그래도 여전히 궁금하다.
특히 궁금했던 삽화는 그냥 글의 내용을 그린 것일 뿐.
근데, 내용은 마음에 들었다.


50가지의 방법은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50가지는 내가 보기에 1가지 길을 위한 과정이고, 그 길에 부합하는 논리와 위로가 좀 부가 된 느낌.
내가 보기엔 그렇다.
어렵지 않게 빨리 읽어지고, 어쩌면 내 시기적인 문제와 맞아서인지, 내용이 와닿는다.
아는 내용인데, 이미 여러번 봤고, 생각해 봤고, 몇 번 따라도 해봤던.
실천을 하기위해 가져야 하는 마인드부터 실천 할 수 있는 용기와 실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방법이 제법 현실적으로 쉽게 쓰여있다.
주변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추천해 줄 수 있겠다 싶은, 간만에 내게 점수를 딴 책.
뭔가 실천의지가 수그러들 때 또 봐야겠다.

2012년 5월 25일 금요일

KARMA

LUSH의 향수 KARMA
http://www.lush.co.kr/new_2010/shop/listDetail.asp?cb=1&cm=6&cs=4&PSEQ=349

카마에 집착하게 되었다.
무슨 징크스마냥, 없는 날은 불안한 머피가 된다.

매니악하군.
카마의 첫 인상은 별로였다.
오년 전쯤이었다.
분명히 처음 만난 향을 나는 기억한다.

카마는 변하지 않았다.
나이 먹고, 약해지고, 지쳐왔다.
잔뜩 겁에 질린 내가 카마로 부터 당연한 듯 익숙한 샴푸같은 안도를 느꼈다.
우습게도 까마득한, 학교에 입학하기 전 쯤.
눈 맵고 코 맵던 큰 플라스틱 통에 들은 투명한 초록색.

플라스틱 인형의 머리칼은 왜 같은 샴푸를 써도 내 머리카락과 향이 달랐을까.
가시손 주인 덕에 고생 많았던 그 인형들.
비디오 내용을 재연했던 그때 어린 친구들.
그들을 잃은 이유가 정말 세탁기 때문이었을까.

평범에 동경

사람은 재료가 뭐지?
삶이란거 재료가 뭘까.

예전에는 유행하는 것들이 다 이상해 보였어.
모든 것이 사랑타령, 이별타령이었거든.
왜 남과 여에 대한 내용이 아니면 노래가 없고, 이야기의 소재가 없는거지?

내가 남녀의 신체관계를 더럽게 느꼈던 때니까.
모든 사랑의 종착은 성관계더라고.
난 그게 그냥 동물들의 짝짓기 같았어.
지저분하고 역겨웠어.
그래서 택했어.
내가 나를 버리고 싶을 때.
나를 가혹하게 버리고 나를 더럽히고 나 스스로를 역겹게 느낄 수 있게.
최악이 되고 싶어서 최악을 선택했는데, 정말 최악이더라.

버리고 싶어도 못 버리고, 살고 싶은데 죽고싶은 거.
병이지.
그리고 감정이야.
나를 향한 증오랑, 내 인생에 대한 연민과 동정과 변명.
다른 정상적인 삶들에 대한 질투.

감정이 형상화 된게 사람인거 같아.
감정을 표현하는게 삶이겠지.

난 아직 못 받아들인 것 같아.
왜 가장 큰 감정이 동물적인 욕구와 같은건지.
그리고 거기에 지면 내가 동물이하인것 같고.

다른 사람들의 사랑이나 감정이 우습진 않아.
부럽고 예쁘고 갖고 싶어.
하지만, 난 안 되는 걸.
아직 자격이 안 되는 건가봐.

지금 많이 힘들어서.
이러는 것도 마음이 약해져서 그런지도.
내 삶을 벗어나기 전에 몸부림 한 번 치는 거라고, 그런가보다 해 줘.
미안해.
나라서 미안하고, 나 때문이라 미안하고.
그리고 나한테 너무 미안해.

2012년 5월 17일 목요일

지금,행복

지금 행복해야 행복입니다.
그리고 지금 행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내 삶.
지금도 멈추지 않는 내 시간.
절대 되돌아 올수도 멈출 수도 없고 미리 사용할 수도 없고 건너 뛸 수도 없는.
정직하게 가는 내 삶, 내 시간.
이 순간이 행복해야 하는 겁니다.
과거는 과거, 미래는 미래.
지금 살고 있는 지금에 행복하게 꽉 차게 살아야죠.
그게 제대로 사는 겁니다.
나를 위해 너무 소중한 내 삶을 위해 사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하얀손

왜 일을 하지 않으면 하얀손이라 할까요?
요즘은 손이 더러워지지 않는 직업도 많이 있는데...

네이버에 백수라고 검색하면 이렇게 나와요.
백수(白手) [백쑤] 
[명사] 1. 같은 말 : 맨손(1. 아무것도 끼거나 감지 아니한 손). 2. 같은 말 : 백수건달

백수건달이라....
음.. 전 2012년 3월 초 직장을 도망치듯 그만두고, 백수건달이 되었습니다.
좀 부정하고 싶은 이 단어를 미화하고픈 서글픈 마음에 전 하얀손이라 칭합니다.

하얀손의 삶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돈 없고,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삶은 계획 할 수도, 예측  할 수도 없습니다.

취직이라는 것이 구직자와 구인자가 서로 마음에 들어야 가능한 것이지만, 실상은 구직자가 구인자에게 구걸하는 형태가 더 일반적이지요. 구직자는 90%이상 정보를 OPEN하여 선을 보고, 구인자는 50%이하를 OPEN하여 사실 겪어 보지 않고는 절대 그 회사를 알지 못하고,  또 행여 일을 하다 서로 안 맞아 그만 두더라도 손실이 큰 건 구직자입장입니다. 회사는 비용이 발생하고 자리가 비지만, 많은 구인자 중 하나를 구하면 지난 문제로 처리될 뿐. 구직자는 어떤가요. 짧은 경력은 이력서에도 기재 못하고, 기재해도 오점으로 남죠. 인생에서 그 시간은 되돌아 오지 않아요, 실패의 데미지는 너무 크죠. 또 취업이라는 숙제가 남고, 자꾸 희망과 용기, 자신감은 줄어들죠.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요, 구직자라는 역할은. 언제나 '을'의 역할입니다. '갑'보다 불리한.

요새 평생직업을 가지라는 말이 있어요.
회사라는 소집단에 의지하지 말고 개인 능력을 키우라는 좋은 말이지요.
하지만 저는 평생직장을 갖고 싶어요.
특출난 것도 아니고 그냥 보편적이고 보통인.
이직은 제게 화려한 커리어가 아니라 너무 아픈 상처와 '실패'라는 낙인만 남겼습니다.
물론 후회는 하지 않아요.
다만 다시 그런 상황이라면 더 일찍 이직을 할 거라는 거.
좀 더 노력하면 될꺼라고, 좀 더 견디면 될꺼라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거라고.
그땐 사실 결과를 알면서도 애써 외면했습니다.
미련하게 소처럼 버티면서 건강을 해치고, 다시는 되돌아 오지 않을 내 소중한 삶을 소비했습니다. 뭔가 얻을 수 있을거라고 거짓으로 위안을 하며서 한 번 밖에 없는 삶을 당연하다는 듯이 불행속으로, 불행속으로...

불행한 내 삶은 아무도 보상할 수 없습니다.
불행한 내 삶은 아무도 보상해 주지 않습니다.
고장난 몸과 마음은 고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 정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

당연히 행복하게 살아야죠.

지금 힘든것은 아직 구직중인 불안한 상태가 두려운 겁니다.
그간의 많은 상처는 포기와 체념이라는 가려지기 힘든 흉으로 변해 자꾸 용기를 꺾습니다.

하지만, 힘을 내고 용기를 갖을 겁니다.
행복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 행복하려고.
저는 지금 열심히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잘 될거라는 주문을 자꾸 걸고 있습니다.
용기를 얻기위해 응원도 얻고 있습니다.

저는 일반적인 사람의 '희망의 증거'가 될 겁니다.

2012년 5월 16일 수요일

H를 소개합니다

H를 소개합니다.

H
대한민국국민
여자
비만
못생긴 얼굴
스물아홉
싱글
취미없음
특기없음
목표없음
꿈없음
애매한 학력
현재 백수
희망없음

당신은 저보다 희망적일 것입니다.
저보다 가진 것이 더 많을 것입니다.
저보다 걱정이 적을 것입니다.
지금 힘드시다면, H를 보고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H를 보고 힘을 내셨으면 합니다.
H는 실제합니다.

H는 접니다.

H는 현재 최악의 상황입니다.
지금까지의 삶이 끔찍했습니다.
이 순간도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벌을 받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제게 관대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살아있습니다.
고맙게도 살아있습니다.
아직 살아있어서, 지금까지 살아있어줘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변해보려 합니다.
공개적으로 희망의 증거가 되려고 합니다.
대단하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습니다.
'평범'에도 한참 못 미치는, 현대 사회에서 아주 뒤쳐지는 현재지만, 잘 해보려 합니다.
H를, 저를 아끼고 사랑하고 발전하려 합니다.
진짜 희망이 되려고 합니다.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