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17일 목요일

하얀손

왜 일을 하지 않으면 하얀손이라 할까요?
요즘은 손이 더러워지지 않는 직업도 많이 있는데...

네이버에 백수라고 검색하면 이렇게 나와요.
백수(白手) [백쑤] 
[명사] 1. 같은 말 : 맨손(1. 아무것도 끼거나 감지 아니한 손). 2. 같은 말 : 백수건달

백수건달이라....
음.. 전 2012년 3월 초 직장을 도망치듯 그만두고, 백수건달이 되었습니다.
좀 부정하고 싶은 이 단어를 미화하고픈 서글픈 마음에 전 하얀손이라 칭합니다.

하얀손의 삶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돈 없고,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삶은 계획 할 수도, 예측  할 수도 없습니다.

취직이라는 것이 구직자와 구인자가 서로 마음에 들어야 가능한 것이지만, 실상은 구직자가 구인자에게 구걸하는 형태가 더 일반적이지요. 구직자는 90%이상 정보를 OPEN하여 선을 보고, 구인자는 50%이하를 OPEN하여 사실 겪어 보지 않고는 절대 그 회사를 알지 못하고,  또 행여 일을 하다 서로 안 맞아 그만 두더라도 손실이 큰 건 구직자입장입니다. 회사는 비용이 발생하고 자리가 비지만, 많은 구인자 중 하나를 구하면 지난 문제로 처리될 뿐. 구직자는 어떤가요. 짧은 경력은 이력서에도 기재 못하고, 기재해도 오점으로 남죠. 인생에서 그 시간은 되돌아 오지 않아요, 실패의 데미지는 너무 크죠. 또 취업이라는 숙제가 남고, 자꾸 희망과 용기, 자신감은 줄어들죠.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요, 구직자라는 역할은. 언제나 '을'의 역할입니다. '갑'보다 불리한.

요새 평생직업을 가지라는 말이 있어요.
회사라는 소집단에 의지하지 말고 개인 능력을 키우라는 좋은 말이지요.
하지만 저는 평생직장을 갖고 싶어요.
특출난 것도 아니고 그냥 보편적이고 보통인.
이직은 제게 화려한 커리어가 아니라 너무 아픈 상처와 '실패'라는 낙인만 남겼습니다.
물론 후회는 하지 않아요.
다만 다시 그런 상황이라면 더 일찍 이직을 할 거라는 거.
좀 더 노력하면 될꺼라고, 좀 더 견디면 될꺼라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거라고.
그땐 사실 결과를 알면서도 애써 외면했습니다.
미련하게 소처럼 버티면서 건강을 해치고, 다시는 되돌아 오지 않을 내 소중한 삶을 소비했습니다. 뭔가 얻을 수 있을거라고 거짓으로 위안을 하며서 한 번 밖에 없는 삶을 당연하다는 듯이 불행속으로, 불행속으로...

불행한 내 삶은 아무도 보상할 수 없습니다.
불행한 내 삶은 아무도 보상해 주지 않습니다.
고장난 몸과 마음은 고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 정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

당연히 행복하게 살아야죠.

지금 힘든것은 아직 구직중인 불안한 상태가 두려운 겁니다.
그간의 많은 상처는 포기와 체념이라는 가려지기 힘든 흉으로 변해 자꾸 용기를 꺾습니다.

하지만, 힘을 내고 용기를 갖을 겁니다.
행복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 행복하려고.
저는 지금 열심히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잘 될거라는 주문을 자꾸 걸고 있습니다.
용기를 얻기위해 응원도 얻고 있습니다.

저는 일반적인 사람의 '희망의 증거'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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